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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밀로 만든 숯골냉면은 면이 질기기않고 구수한 맛이 나는게 일품이다.

‘숯골 냉면’은 한국 전쟁 때 피난민들이 평양의 모란 지역 냉면 비법을 가지고 내려오면서 명물이 되었다. 실향민도 한번 먹으면 꼭 다시 찾아올 만큼 그 옛 맛을 인정받아 남녀노소 즐겨 찾고 있다. 면발이 부드러우며 특히 동치미 국물 맛이 일품이다. 그러나 동치미 맛은 가을부터 다음 해 봄까지만 볼 수 있다. 여름에는 나박김치가 동치미를 대신한다. 예전에는 꿩고기가 고명으로 올라오고, 꿩 뼈로 우려낸 육수를 동치미와 섞어 만들었다고 한다. 요즘은 꿩 구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져 닭 육수로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여기에 계란지단과 잘게 썬 파를 고명으로 얹고 겨자를 살짝 더하면 시원한 국물맛과 매콤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자랑한다. 메밀과 밀가루를 9대 1로 섞어 반죽한 면도 한번 맛보면 중독되고 말 정도의 감탄을 자아낸다. 각기 다른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100퍼센트 메밀 면을 원하면 원하는 대로, 100퍼센트 동치미국물을 선호하면 닭 육수를 빼고 선보이기도 한다. 단, 처음 맛보는 사람은 정석의 비율 그대로 먹어야 숯골 냉면의 진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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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백한 맛이 일품인 구즉농주의 모습이다. 

반면 한 마을 전체가 토속음식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음식 촌이 있다. 구즉 묵마을이 그곳이다. ‘구즉 도토리묵’은 1980년대 초 구즉동 묵촌에서 농가부업 생계수단으로 탄생한 것이 어느덧 대전의 독특한 먹을거리로 자리 잡았다. 이 고장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가을 산에서 도토리를 주워서 묵을 만들고 장터에 내다 팔아 생계를 이어가곤 했다. 마을 주변에 야산이 많고 도토리나무가 많았기 때문이다. 도토리묵은 가을에 주운 도토리의 껍질을 까서 말린다. 묵을 만드는 데에는 졸참나무의 도토리가 가장 좋다. 마른 도토리 알맹이를 절구에 넣고 빻은 뒤 4~5일 동안 물에 담가서 떫은맛을 우려낸다. 떫은맛이 다 우러나면 윗물은 따라 버리고 가라앉은 앙금만 큰 솥에 넣는다. 잘 섞이도록 계속 저으면서 삶거나, 앙금을 걷어 내어 말려서 도토리 가루를 만들어 두었다가 물에 풀어 끓이기도 한다. 끈적끈적하게 엉기면 이것을 틀에 붓고,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먹기 좋게 알맞은 크기로 자른다. 

이렇게 완성된 묵에 멸치, 다시다, 무로 만든 육수를 부어 잘게 썬 김치와 김을 섞어 먹는 맛이 별미다. 그 외에 갖가지 채소와 양념을 곁들인 묵무침과 묵 부침개 또한 손님들이 자주 찾는 메뉴이다. 특히 묵무침은 술안주 감으로 인기가 높다. 그래서 이 메뉴에는 꼭 따라오는 것이 있는데, ‘구즉 농주’가 그것이다. 구즉 농주는 멥쌀을 이용한 술로 누룩 냄새가 없고 향긋하고 담백한 단맛을 내며, 뒤끝이 깨끗하다. 이 술은 재료나 빚는 기술면에서 보통의 민가에 전해지는 전통주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묵을 만들어 요리하는 정성으로 술을 빚으니 같은 재료, 같은 주조방법이라도 결국은 맛에서 차이가 나지 않을까 싶다. 토속 음식과 토속주의 만남,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에게는 별미요, 마을 주민들에게 무엇보다 큰 자랑거리이다.